요즘 온천이라 불리는 곳들을 보면 기가 막힐 때가 많다. 그저 물장난치는 유원지와 다를 바 없는 곳에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며놓고는 온천이라는 이름을 붙여 방문객을 유혹한다. 그러나 진짜 온천은 그 본질, 즉 물에서 시작되고 물로 끝나는 법이다. 과거에는 온천이라면 당연히 자연에서 솟아나는 물의 효능을 논했지만, 지금은 그저 탕에 몸 담그는 행위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듯하니, 한때 이 분야에서 좀 날렸다 하는 사람으로서는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다.
울진 덕구온천은 그런 요즘의 세태 속에서도 제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이곳의 물은 단순한 지하수가 아니다. 용출수 자체가 약알칼리성이고, 리튬, 칼륨, 칼슘, 마그네슘 같은 광물질이 고루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성분들이 외부 개입 없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라는 점이다. 물이 귀한 시절부터 사람들은 굳이 물을 끓이거나 정제할 필요 없이 그대로 써도 그 효험이 달라지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았다. 덕구온천의 진가는 바로 이 원천수에 있다. 그저 수돗물을 데워 화학 성분을 첨가하는 곳들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진정한 온천 경험이란 몸을 담그는 행위 이상의 것이다. 물의 성질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그 효과를 온전히 누리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 약알칼리성 온천수는 피부에 매끄러움을 더하고, 노폐물 제거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과학적인 사실이다. 피로 회복이나 혈액 순환 개선 같은 효능은 단순히 몸을 뜨겁게 하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물 자체가 지닌 고유한 힘이다. 물론 모든 이에게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덕구온천은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스트레스성 긴장 완화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여를 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맹목적인 기대를 가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이성적인 판단 하에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론적으로 덕구온천은 옛것의 가치를 아는 이들에게 적합한 곳이다. 눈을 현혹하는 화려한 시설이나 기교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온천의 본질, 즉 좋은 물이 주는 순수한 경험을 추구한다면 이곳은 분명 그 목적에 부합한다. 오로지 물의 질로 승부하는 곳, 그것이 바로 덕구온천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이자 오랜 시간 변치 않는 매력이다. 옛것이 늘 옳다는 낡은 신념은 아니지만, 최소한 물에 있어서만큼은 자연의 섭리가 가장 강력한 진리라는 사실을 덕구온천은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다.